이마트 추억 속으로 동전 초콜릿 동물 초콜릿
안녕하세요 오늘은 이마트 할인코너에서 산 동전 초콜릿과 동물 초콜릿 후기 입니다.
이렇게 생긴 초콜릿입니다. 보자마자 놀라움과 반가움을 느꼈어요. 어릴 때 문방구에서 보던 바로 그 모양이었기 때문이죠. 작은 게 50원 큰 게 100원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저는 용돈을 받지 않아서 군것질 거리들을 자주 사먹지 못했었는데요. 그 시절의 한도 풀 겸 황금색 상자를 들고 10초 정도 고민하다가 사버렸습니다. 나름대로 멋을 부린 초콜릿 상자입니다.
이 동전 초콜릿 상자는 할인코너에서 발견했습니다. 어쩌다가 할인 코너에 오게 된 걸까요. 어디가 망가졌는지, 아니면 그냥 안 팔려서 그랬는지 모를 일입니다.
상자의 옆모습입니다. 프레임이라고 해야 할까요. 저 부분들에 나름대로 디테일이 살아 있는 디자인입니다.
100g당 포화지방이 113% 입니다. 정말 엄청나군요. 원산지는 네덜란드이고, 유통기한이 2021년 7월 15일 까지로 나와 있습니다. 아마 얼마남지 않은 이 유통기한 때문에 할인코너에 온 것으로 추측됩니다. 요새 늙어서 그런지 충치가 없는데도 종종 이가 아픈 경우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엿이나 초콜릿 등 달고 치아에 무리가 가는 음식은 잘 안먹습니다. 이 초콜릿도 충동구매를 해버리긴 했는데 어디다 써야할지 고민이네요.
맞아요. 바로 이 모양이었습니다. 그 시절 저를 설레게 했던, 문방구 안에 놓여있던 수많은 불량식품 사이에서도 영롱하게 빛나던 그 황금색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아쉽게도 어떤 모양이 새겨져 있었는지 까지는 떠오르지 않습니다. 설마 이 해적모양은 아니었겠죠.
사라진 문방구
이런 느낌이었죠. 문방구라는 곳은. 학교에서 리코더, 지점토, 찰흙, 도화지, A4 용지, 싸인펜, 딱풀, 물감 등등 준비물을 챙겨오라고 할 때마다 들리던 장소 입니다. 미니카 경주를 하기도 했었고, 친구들이랑 놀고 싶을 때 괜히 한 번 들리기도 했었습니다. 저 뽑기라는 게 정말 재밌었는데요. 100원, 200원 짜리 동전을 넣으면 동그란 캡슐에 담긴 장난감이 튀어 나왔습니다. 늘어났다가 줄어드는 끈끈이, 손목에 탁 치면 촥하고 감기는 자, 작은 피규어 등등이 있었습니다. 원하는 장난감이 나오면 정말 기뻤습니다. 벌써 10년 전이었을까요. 어릴 적 살 던 동네를 심심할 때마다 거닐곤 했었는데요.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까지 다니던 문방구가 사라져있더라고요. 운영하시던 부부가 중년일 때부터 노년이 되는 모습까지 봤던 저로서는 별다른 유대관계는 없었지만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어요. 별 탈 없이 잘 지내시겠죠. 생각난 김에 그 동네에 다시 한 번 찾아가 봐야겠습니다.
준비물을 사러 가는 것도 있었지만 사실 이런 오락기가 아이들이 모여드는 주된 이유였습니다. 특히 오락을 잘하는 아이가 100원, 200원으로 끝 판을 깨는 것을 구경하는 것이 정말 재밌었어요.
500원 뽑기는 제법 나중에 생긴 것입니다. 그리고 저의 기준에서는 부잣집 아이들, 용돈 많이 받는 아이들이 하는 뽑기였고요. 저는 100원, 200원 뽑기를 많이 했어요. 동전을 저 구멍에 집어넣고 돌릴 때의 그 착착 소리와 뭔가 덜컹 걸리는 그 손맛이 아주 좋았습니다. 캡슐이 데굴데굴 굴러서 입구에 탁 도착하면 기분이 정말 짜릿했죠.
동전 초콜릿 옆에 동물 초콜릿도 있어서 같이 구매해봤습니다. 뜯어보니 내용물은 동일했습니다. 둘 다 맛의 차이가 없는 일반 밀크 초콜릿이었어요. 동물 초콜릿은 Steenland chocolate라는 네덜란드 회사에서, 동전 초콜릿은 ENOCH COMPANY 라는 중국 회사에서 만들었습니다.
기죽지 말기
여러 동물들이 그려진 귀여운 초콜릿입니다. 요새는 슬라임 같은 것들이 유행이더라고요. 저는 치토스의 따조, 포켓몬스터 스티커 등을 좋아했었습니다. 그 시절에는 전혀 몰랐지만 알고보니 어릴 때에도 돈 많은 친구들은 레고, 가수 앨범, 로봇 장난감, 피규어, 프라모델, 게임CD와 같은 값나가는 물건들을 모았더라고요. 정말 별거 아니지만 이런 것도 문화자본의 차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약에 어린 시절의 저를 만나게 된다면 가장 먼저 용돈을 주고 싶습니다. 불량식품도 마음껏 사고 오락기도 하루종일 하고 떡볶이도 엄청 많이 먹을 수 있게 말이죠. 그 다음에 책가방은 가볍게 들고 다니라고 말해 줄겁니다. 허리랑 목 건강에 안 좋은데다가, 어차피 집에서 다시 보지도 않을 것이니 책은 사물함에 꼭 넣고 다니라고요. 또 할 말이 뭐가 있을까요. 기죽지 말고 너 하고 싶은 대로 다 해라 이런 말도 해주고 싶네요. 지금도 그렇지만 어린 시절의 저는 조금 위축된 상태로 지냈습니다. 환경이 그랬었죠. 그래서 인지 지금도 잘 사는 집 아이들 보다는 조금 어려운 친구들을 보면 가슴이 아려 옵니다. 아마 제 스스로에 대한 연민이 겹쳐서 그런 것 같아요. 모두가 같은 방식으로 행복할 순 없지만 남들과 다르다고 해서 고개숙일 필요는 없다는 말을 어린 저에게 꼭 해주고 싶습니다.
동전 초콜릿 덕분에 잠시 추억에 잠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현재에 집중하자, 즐기자 이런 말들 여기저기서 정말 많이 듣지만 실행하기가 참 어렵더라고요. 나이를 먹으면서 많은 것들이 나의 의사와 상관없이 사라진 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네요. 더 집중해서 하루 하루를 소중하게 살아가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초콜릿 먹다가 애늙은이 같은 푸념을 늘어놓았습니다. 직접 해보니 가끔 이렇게 과거를 돌아볼 수 있는 물건들을 사보는 것도 나쁘지 않네요. 살 날이 아직 많으니까 지금의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들을 하도록 노력하면서 살아야 겠습니다.
그럼 새로운 이야기로 다시 돌아올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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