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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들, 세상 이야기

주현영 기자 그리고 화천대유

이분이 바로 최근 화제가 된 주현영 배우입니다. SNL코리아에서 사회초년생인 인턴기자 역할을 생생하게 소화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연기가 얼마나 실감이 나냐면 많은 사람 앞에 서면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는 저는 영상을 끝까지 보기가 힘들 정도였습니다. 긴장감을 숨기고 상황에 집중하기 위해서 잔뜩 부릅뜬 눈, 꾸며내지 않은 척 하지만 누가봐도 꾸며낸 것처럼 들리는 어색한 말투, 준비해온 대본을 그대로 뱉어 내면서 실시간으로 입력되는 새로운 정보들을 받아들이기가 너무 힘들어 자꾸만 더듬거리는 모습까지. 주현영 기자의 목소리가 떨릴 때면 보는 사람의 마음도 오그라 듭니다. 

 

쿠팡플레이에서 다시 시작하는 SNL 


주현영 기자가 출연하는 weekend update 코너는 유튜브 기준으로 3편까지 나왔습니다. 그 중 마지막 편에서 다루는 소재가 독특했습니다. 화천대유. 어떤 단어일까요. 저는 처음 들었습니다. 근래에 언론에서 줄기차게 회자되는 단어입니다. 극 중 앵커인 안영미는 전혀 궁금해 하지 않았지만, 자신이 어렵게 조사해온 내용이니 나는 이것을 반드시 말해야 하며 그러면 내 학점이 오를 것이라는 강한 믿음을 가진 대학생처럼, 주현영 기자는 기어코 화천대유의 뜻을 내뱉습니다. '화천대유란 주역 64괘중 하나로써 하늘의 도움으로 천하를 얻는다' 그러고서는 안영미가 칭찬을 해주자 엄마에게 칭찬을 받은 아이처럼 정말 뿌듯해하죠. 안영미 앵커와 달리 저는 호기심이 생겨, 주현영 기자가 그토록 설명해주고 싶어하는 화천대유와 고발사주에 대해서 간략하게 알아봤습니다. 

 

 

안영미 앵커와 주현영 인턴기자, 부담스러운 눈이 포인트


SNL 주현영 기자에 따르면 윤석열 후보의 고발사주 의혹은 '공수처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증거물을 분석하고 있다' 하고 있으며, 이재명 후보의 화천대유 특혜 의혹 또한 '경찰이 화천대유 자산관리의 대표를 소환하며 조사를 진행중'이라고 합니다. 이재명 VS 윤석열의 구도군요. 아마 내년 대선을 위해서 양측 진영이 미리 작업을 치는 거겠죠. SNL 주현영 기자는 화천대유 의혹에 대한 설명을 좀 더 덧붙입니다. '화천대유는 지난 2014년에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에 추진한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 사업에 참여해서 막대한 수익을 거둔 업체인데요. 대장동 개발 사업에 특혜가 있었는지, 또 부당 이득을 취했는지가 의혹의 핵심입니다' 이 문장이 끝나고 안영미 앵커는 전에 없이 밝게 웃으며 박수까지 쳐주죠. 1편 2편 보다 발전한 주현영 인턴기자의 모습이 제가 봐도 참 대견합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서는 조사를 안한 탓인지 안영미 앵커가 질문을 던지자 당황한 모습을 보이더니 자리를 박차고 나가 버리는데요. 화천대유와 고발사주에 관한 내용을 시사교양을 쌓을 겸 제가 더 알아봤습니다. 

 

 

문제의 성남시 대장동

 


화천대유와 천화동인1~7호(sk증권)
화천대유, 천화동인1~7호는 대장동 개발 사업에 참여했던 회사이름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들 회사가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민간사업자로 선정된 후에 엄청난 이익을 냈으니, 여기에 비리가 있는 것 아니냐 라는 게 의혹의 핵심입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2014년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현 이재명 경기 지사가 이 프로젝트를 설계했으니 책임을 져라, 이 프로젝트를 수행한 사람들 중에 이재명과 연관 있는 사람들이 있다' 라는 것이 이재명 후보를 공격하는 측의 주장입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에 이재명 후보 측과 일부 언론은 이런 이야기들로 응수중입니다. 
'2014년 11월 성남도시개발 공사에 입사해 이듬해 초부터 진행된 대장동 개발사업의 민간 사업자 선정 업무 전반을 담당한 정민용 변호사는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실 비서관으로 여러 번 근무 했었다'
'화천대유는 새누리당 박근혜 정권 때 설립됐으며, 설립 당시 대통령, 경기지사, 경기도 의회 의장은 모두 새누리당 소속이었고, 검찰총장, 감사원장, 국세청장, 경찰청장도 박근혜가 임명한 사람들이었다.'
'박근혜 정권 때 초대 민정수석 이었던 곽상도 현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은 화천대유 1호 사원으로 6년 근무 후 퇴직금으로 50억을 받았다'
'박근혜가 임명했던 김수남 전 검찰총장과 권순일 전 대법관은 화천대유 고문이었다'

간단히 정리하면 이재명 측에서는 화천대유로 불리는 대장동 의혹의 핵심이 이재명 후보가 아니며 오히려 국민의 힘 쪽에 있다 라는 것이고, 이재명을 반대하는 측은 어찌됐건 당시의 책임자는 경기지사였던 이재명이니 그에 대한 책임을 져라 라는 겁니다. 굉장히 복잡한 사건이네요. 

 

 

충격적이고 재밌었던 SNL의 여의도텔레토비

 

SNL 코리아는 TVN에서 방영될 시절부터 한국의 코미디 프로그램 치고는 상당히 공격적인 정치풍자로 유명했습니다. 텔레토비 옷을 입고서 박근혜, 이명박, 문재인, 이정희 후보를 흉내낸 장면이 아직도 눈에 선한데요. 어찌된 일인지 시간이 갈수록 이런 정치풍자는 점점 줄어들었고, 결국 아예 정치풍자가 사라졌었습니다. 다시 시작한 SNL 코리아는 과연 어느 선까지 시사를 다룰지 또 얼마나 갈지 기대됩니다. 주현영 인턴기자를 오래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