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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들, 세상 이야기

삼풍백화점 붕괴 강남 백화점이 갑자기 무너져 버린 사건

삼풍백화점 붕괴현장에서의 인명 구조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요새 엄청나게 날씨가 더워졌습니다. 미국 남서부의 일부 지역들은 벌써 기온이 섭씨 50도가 넘으면서 신기록을 경신했습니다. 중동의 아랍에미리트UAE 또한 51.8도를 기록하면서 2017년 7월 2일에 기록했던 51.27도 이후 최고의 기온을 찍었습니다. 엄청나게 지구가 뜨거워 지고 있는데요. 수 많은 과학자들이 이대로 계속 지구 평균온도가 올라가게 되면 폭염, 폭설, 폭우, 홍수, 태풍, 범람, 가뭄, 물부족 등으로 인류가 감당할 수 없는 엄청난 재난이 닥칠 것이라고 예견했습니다. 사실 이런 자연재해와 같은 일들은 사람의 힘으로 막기가 불가능합니다. 이런 기사들을 몇 개 찾아 보다가 사람의 힘으로 막을 수 없는 자연재해나 갑자기 일어난 사건, 사고들을 블로그로 다뤄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첫 글로 강남에서 제일 잘 나가던 백화점이 순식간에 무너져 버렸던 충격적인 사건, 삼풍백화점 붕괴를 다뤄보려 합니다.

 

 

삼풍백화점 붕괴

 

삼풍백화점 붕괴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는 지금으로부터 26년 전인 1995년 6월 29일 17시 57분 경에 일어났습니다. 갑자기 삼풍 백화점의 5층 짜리 건물인 A동이 무너져버린 사건인데요. 총 1445명의 손님들과 종업원들이 피해를 입었고, 사망자 502명 부상자 937명 실종자 6명이 발생한 큰 사건이었습니다. 쇼핑객과 직원들이 벽돌 더미에 깔려 숨지거나 부상을 당했다고 합니다. 또 건물이 무너지면서 파편이 튀는 바람에 근처를 지나가던 행인들까지 다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안타까운 사실은 당시 사고 현장에 지휘체계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목격자의 증언에 의하면 사고가 일어난 이후 한달 가까이 현장은 아수라장이었습니다. 지금이라면 정부가 나서서 공권력을 통해 신속한 조치를 취했을 텐데, 당시에는 그런 준비가 전무했습니다. 유가족들은 답답합을 느끼고 대통령이었던 김영삼에게 면담을 요구했지만 끝내 만나지 못했습니다. 

 

1970년대 강남 압구정 개발 전 모습, 현대아파트 근처

 

 

강남개발과 삼풍

강남땅 780만평은 개발붐이 일기 전에 거의 진흙밭이었습니다. 경부고속도로가 지어지면서 서울의 영역을 한강 남쪽으로 넓히자는 움직임이 있었고, 그때부터 강남이라는 곳은 새로운 시대를 맞게 됐습니다. 바야흐로 아파트 시대의 중심이 강남이 된 것이죠. 이 때 강남개발의 수혜를 입은 건설회사 중 하나가 바로 60년대에 이준이 설립한 삼풍이라는 건설회사입니다. 지금도 서초동에 그대로 있는 삼풍아파트는 89년 3월 1억 2천에서 90년 10월 2억 9천이 되면서 만들어 진지 1년 만에 아파트 가격이 두배나 뛰었습니다. 2021년인 지금도 삼풍아파트는 79미터제곱형이 18억 정도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런 강남 개발의 엄청난 흐름에 맞춰 89년 12월 1일 삼풍백화점도 개장하게 됩니다. 

 

 

 

삼풍백화점 위치

삼풍백화점이 있던 위치는 서울 서초구 서초4동 1685-3 일대 입니다. 삼풍백화점은 1989년 12월 1일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동에서 개장했습니다. 삼풍백화점의 붕괴 사건이 충격적이었던 이유는 삼풍백화점은 사고가 일어나기 전까지 강남에서 잘나가는 이른 바 초호화 백화점이 었기 때문입니다. 94년을 기준으로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 이어 전국 2위의 매장 규모였습니다. 지금도 멀쩡하던 신세계 백화점이나 현대 백화점이 갑자기 무너진다면 엄청난 충격이겠죠. 한편 엄청난 부동산 가격 폭등의 산실이던 서초동 한 켠에는 꽃마을이라는 지역이 있었습니다. 원래 경기도 시흥군에 속해있던 서초리 일부 지역에 화훼농가가 밀집해 있어서 서초동 꽃마을이라고 불렸던 것인데요. 이곳에는 도시빈민들이 비닐하우스를 짓고 사는 곳이기도 했습니다. 88년 올림픽이 끝나고 근처 땅값이 상승하자 지주들이 무허가비닐하우스와 꽃가게들을 점점 몰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꽃마을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상태입니다. 대신 서울주택도시공사SH에서 진행 중인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중 서초동에 지어진 주거지의 이름으로 꽃마을 1502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삼풍 백화점 붕괴 후 잔해

 

삼풍백화점 붕괴 원인

관리소홀

전문가들에 의하면 서초구청에서 관리감독을 철저히 했다면 붕괴까지는 없었을 거라고 합니다.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서초구청에서 건물안전진단을 했었지만 문제 없다고 판정했습니다. 당시 공무원은 5년 밖에 안된 백화점이기 때문에 그냥 믿었다라고 했습니다.

설계 변경

원래 상풍백화점은 백화점으로 설계된 건물이 아니었습니다. 삼풍 아파트 단지의 종합상가를 만들려고 했었는데 거의 다 지어질 때 쯤 삼풍의 회장 이준이 백화점으로 바꿔달라고 한 것입니다. 시공사였던 우성건설이 이를 거부하자 삼풍 회장 이준은 우성 건설과의 계약을 파기해 버리고 자신의 삼풍건설에다가 일을 맡깁니다. 그리고는 구조변경에 대한 전문가 검토도 받지 않은 채 공사를 강행해 버립니다. 거기에 원래 4층까지만 지으려고 했던 건물을 5층으로 지었습니다.

부실 시공

삼풍 백화점은 매장공간을 넓히기 위해 상가건물의 벽을 없애버리고, 원래 있던 기둥을 더 얇게 만들었습니다. 또 비용 절감을 위해 계획 중이던 철근보다 더 약한 철근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적다보니 이 건물이 무너지지 않은 것이 이상할 정도군요. 

 

사고가 일어나기 전인 1994년 1월 부터 1995년 사고가 일어날 때까지 1년 동안 지속적으로 건물 내부에 균열이 일어났고, 백화점 건물 전체가 서서히 기울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삼풍백화점은 붕괴전부터 무너질 운명이었고, 삼풍 경영진은 이를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들로 인해 사고가 일어난 95년 6월 29일에 삼풍 경영진들이 회의를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삼풍백화점 잔해

 

삼풍백화점 이준 회장 그리고 그의 아들 

삼풍그룹의 창업자는 이준이라는 사람입니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중앙정보부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습니다. 이러한 자신의 인맥과 연줄을 활용해 사업을 확장한 것으로 보입니다. 붕괴 사고 이후 망언으로 평가되는 삼풍백화점 회장 이준의 유명한 인터뷰가 있습니다.

 

"여보쇼. 무너진다는 것은 다시 말해서 손님들에게 피해도 되지만 우리 회사의 재산도 망가지는 거야."

 

참 할 말을 잃게 만드는 문장입니다. 당시에는 말할 것도 없고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인터뷰인데요. 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자기 회사 때문에 목숨을 잃고 다쳤는데 저런 말을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설마 자기도 재산을 잃었으니 공감해 달라는 걸까요. 나중에는 자기 며느리가 갇혀있다가  구조당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자기도 사고가 언제 날 지 알 수 없었다며 동정을 구합니다. 결국 이준 회장은 업무상과실치사상죄로 1996년에 7년 6개월을 선고 받고 복역합니다. 그리고 노환으로 인해 출소 6개월 뒤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준 회장의 아들인 이한상은 사고 당시 삼풍백화점의 사장이었습니다. 그의 증언으로는 3층에 있다가 처음엔 지진이 난 줄 알았다고 합니다. 사건 당시 그는 사고가 난 백화점 건물과 다른 동에서 회의를 진행중이었는데요. 삼풍 경영진 측은 이미 백화점 건물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보강공사를 진행 중이었습니다. 이와 관련된 회의를 하던 중 건물이 무너져 버린 것이죠. 이한상 사장은 사고직후 바로 구속됐으며, 이준 회장과 달리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폭탄을 맞은 것 같은 삼풍 백화점 옆 모습

 

삼풍백화점 붕괴 이후

유가족 분들은 현장에 위령탑을 건립해달라고 정부와 서울시에 요구했지만 '돈이 없다, 땅값이 내려간다, 아파트 값이 내려간다' 는 이유로 거절당했습니다. 안타까운 일이죠.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희생자 위령탑은 서초동과는 거리가 먼 양재시민공원에 있습니다. 오히려 양재시민공원을 방문한 분들이 의아해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게 왜 여기 있을까. 그래도 사고 이후에 건축자재의 강도나 종류에 관련된 많은 규제들과 의무사항들이 생겼다고 합니다. 또 병원에서는 이 사건을 계기로 대량 재난 환자 발생 시 환자 구제 방안 체계를 갖출 수 있었고, 응급실 시스템도 발전했습니다. 소방 쪽에서는 중앙본부직속으로 중앙 119구조본부가 생겨서 긴급 구조 체제에 대한 전환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당시의 의료진

 

삼풍백화점이 사라진 자리 지금은

삼풍백화점이 있던 자리에는 현재 아크로비스타라는 757세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습니다. 이 아파트 단지는 붕괴 참사가 있고 6년 후인 2001년에 잠실올림픽 경기장, 국회의사당, 경부고속도로 등을 건설했던 건설사 DL이앤씨가 착공을 시작해 2004년에 완공했습니다. 

 

삼풍 백화점 붕괴 참사 당시 구조활동을 했던 소방공무원들

 

 

마무리

강남 최고의 백화점이 어이없게 무너져 버린 사건이 바로 삼풍 백화점 붕괴 참사였습니다. 자연재해는 막을 수 없지만 이와같은 부실시공으로 인한 건물 붕괴 같은 것들은 법과 제도를 통해서 충분히 사전에 예방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절대 이런 일이 있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2021년 6월 9일 오후 4시 22분 경에 광주광역시 동구 학동 664번지에서 재건축하고 있던 5층 건물이 무너지면서 시내버스를 덮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9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하는데요. 버스타고 가다가 건물이 덮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정말 한 숨만 나오는 상황입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으려면 우리 사회가 항상 사건 사고를 잊지않고 기억하면서 미리 예방해야겠습니다. 

그럼 저는 새로운 글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삼풍 백화점 붕괴 참사 희생자 분들과 유가족 분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